쇠질이라고 하던가? 무거운 쇠와 단어만큼이나 차갑고 지루한 반복 운동인 헬스를 왜 하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하지만, 언제부터인가 나도 일하는데 체력이 부족해지기 시작했다. 그래서 올해 생존을 위해 인생 처음으로 PT(Personal Training)를 시작했다.
유독 많은 운동 중에서 헬스는 나와 거리가 먼 운동이다. 헬스에 식단 조절은 필수인데, 나는 장이 좋지 않아서 많이 먹지도 못하고 특히 기초 대사량이 높아서 살찌우기도 힘들다. 그리고 조금만 무리하면 컨디션 난조로 이어지는 쿠크다스와 같은 몸을 갖고 있다. 그래서 이번만큼은 정말 제대로 성공하기 위해서 맘은 굳건하게 먹었다. 적지 않은 돈과 내 시간을 지불하기에 대충 하기도 싫었다. 피티를 등록하기 위해서 상담을 받았는데, 회사원에게 가능한 시간은 새벽 또는 퇴근 후 밤이었다. 도저히 퇴근 후에는 힘이 안 될 것 같아서 덜컥 새벽 피티를 신청했다.
아침 07:00 PT. 피티샵에 가기 위해선 06:20에는 일어나야 한다. 침대에서 눈을 뜬 순간부터 후회를 시작한다. ‘아… 이걸 왜 한다고 했지…’. 특히, 요즘처럼 추운 날에는 후회가 배가 된다. 샵에 도착해서 운동을 시작하면 후회는 점점 절망으로 바뀌기 시작한다. 이 절망은 07:30분쯤 클라이맥스를 찍는데, ‘이때면 끝났겠지?’ 하고, 시계를 보면 아직 20분이나 남은 야속한 시계를 보고 절규한다. 그리고 난 인간은 2족 보행을 한다는 것을 잊은 것처럼 4족 보행으로 피티샵을 돌아다닌다. 분명 피티샵에는 보이지 않는 마법망이 있어서 시간이 더 느리게 가는게 분명하다.
피티가 끝나고 집으로 갈 때면 새벽에 걸었던 길거리 분위기와는 사뭇 다르다. 새벽에 한산했던 거리는 반쯤 깬 눈으로 터벅터벅 출근하는 사람들로 북적인다. 그리고 말똥한 눈을 뜨고 그 사이를 지나 집으로 갈 때면 인생을 잘 사는 듯한 느낌이 든다. 피티를 다녀오는 시간 동안 보람, 힘듦, 고통, 절망… 등 정말 다양한 감정을 느끼지만 늘 집으로 향하는 10분은 하루를 힘차게 시작하게 해주는 에너지를 준다. ‘일찍 일어나는 새가 벌레를 잡는다’는 말이 있는 것처럼 오늘 하루는 우쭐거리는 마음으로 뭐든 잘 될 것 같다.